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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lcirania
책장 속에 들어갈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공간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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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5-20 08:27
2013. 7. 15. 01:20 주절주절 주저리~*
성당에서 교리교사를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시간은

선배나 신부님께 혼날 때도 아니고,

선생님들과 싸웠을 때도 아니고,

매 주말마다 왕복 4시간 거리를 오가며 교리할 때도 아니고,

벅찬 일정과 일을 소화하느라 지칠 때도 아니었습니다.


그 시간은 동료 교사들, 학생들과 더 큰 열정으로 함께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을 알기에

기껍게 느꼈습니다. 물론 당시에는 좀 힘들어도......


정말 힘들었던 시간은

일정을 늦게 마치고 영천에서 대구로 올라올 때였습니다. 특히 막차 555번을 탔을 때지요.

(55번, 555번 : 영천에서 대구 동부정류장까지 운행하는 영천시내버스).

평소에는 55번, 555번을 타고 영천에서 대구 용계역까지 간 뒤에 동구2번이나 719번을 타고 경북대로 갔지만,

55번, 555번 막차를 타면 안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천역에서 내려서 경대까지 걸어가야 했습니다.

지하철 안내도에 신천역(경북대 입구)라고 적혀있지만, 사실 신천역은 경대에서 매우 멉니다. ㅇ_ㅇ

빠른 걸음으로 15분, 짐이 많을 땐 30분도 걸리는 거리지요. 그래서 경대에 도착하면 일러도 11시 반, 늦으면 12시 반, 정말 짐이 많았을 때는 새벽 1시 넘어서 도착할 때도 있었습니다.

그 길을 혼자 걸으며 지날 때면... 오만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.


내가 왜 '혼자'서 어둡고 위험한 밤길을 30분 넘게 걸어다녀야 하지?


정말 외롭고 무서웠으니까요. 짐 많을 때는 더 심해지지요... 느려지니까. 게다가 근처에 범죄 소식도 간간히 들리니......

작년까지는 돈이 없어서 택시를 탈 여유가 없었고, 올해는 여유가 좀 생겨서 택시를 타려니 또 사건하나 터지고.. ㅠㅠ


영천에서는 자정 넘기고 혼자 잘만 다니면서도... 유독 신천역에서 경대까지 걸어오는 길은 그렇습니다.

2010년부터 지금까지 쭈욱...


결론은 외로울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.


동구2번, 719번 막차를 타려면 영천에서 최소 9시~9시30분 사이에 55번을 타야하지만... 못타겠지... 못타지...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앞으로도 계~속...

posted by Elcirania